신혼 가구·가전 고르는 법|결혼 4년 후 돌아본 혼수 잘한 것과 후회한 것

    결혼 준비를 하면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 중 하나가 신혼집 가구와 가전이에요.

    저도 결혼할 때는 이왕 신혼집을 꾸미는 거 필요한 가구와 가전을 한 번에 갖춰놓고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마련한 물건들을 4년 넘게 사용하고 이사도 몇 번 해보니 생각이 꽤 달라졌어요.

    당시에는 잘 샀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아쉬운 것도 있고, 반대로 처음부터 세트로 구입하지 않았던 게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는 것도 있어요.

    지금 다시 혼수를 준비한다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기준은 하나예요.

    신혼집을 처음부터 완성하려고 하지 않는 것.

    실제로 살아보기 전에는 우리에게 필요한 수납량이나 생활 동선, 자주 사용하는 가전까지 정확히 알기 어렵더라고요.

    결혼 후 4년 넘게 직접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선택과 다시 한다면 바꾸고 싶은 선택을 정리해볼게요.

    잘한 선택 1. 그릇을 세트로 구입하지 않은 것

    결혼 준비를 하면 식기부터 수저, 냄비까지 신혼용 세트가 정말 많아요.

    하지만 저는 그릇을 좋아해서 자취할 때부터 여행을 다니며 마음에 드는 제품을 하나둘 모아왔어요.

    결혼할 때도 별도의 신혼 식기 세트를 구입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그릇을 가져왔고, 이후 필요한 것만 조금씩 추가했어요.

    무인양품이나 듀라렉스처럼 매일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필요할 때마다 더했고요.

    4년 넘게 사용해보니 이 방식이 저에게는 잘 맞았어요.

    처음부터 4인조, 6인조처럼 완성된 세트를 구입하지 않으니 사용하지 않는 구성품이 생기지 않았고, 생활하면서 실제로 부족한 크기와 형태의 그릇만 추가할 수 있었거든요.

    상차림도 모든 그릇의 디자인을 맞추기보다는 서로 다른 컬러와 형태를 적당히 섞어 사용하는 편이 제 취향에는 더 잘 맞았어요.

    신혼 그릇은 필요한 수량부터 시작하기

    다시 준비한다고 해도 그릇은 처음부터 많이 구입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밥그릇, 국그릇, 자주 사용하는 접시와 볼처럼 기본적인 것부터 준비하고 실제로 생활하면서 필요한 크기를 추가하는 방식이 좋아요.

    특히 수납공간이 넉넉하지 않다면 세트 구성 전체를 구입하기 전에 우리 집에서 실제로 자주 사용할 그릇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는 걸 추천해요.

    잘한 선택 2. 조명에는 조금 투자한 것

    가구 중에서는 조명에 비교적 과감하게 투자했어요.

    아르떼미데 조명을 몇 가지 구입했고, 빈티지 이케아 조명처럼 오래 두고 봐도 마음에 드는 제품도 하나씩 모았어요.

    처음에는 조명이 꼭 이렇게까지 필요한가 싶을 수도 있지만 몇 년 동안 집을 꾸며보니 소파나 테이블처럼 큰 가구만큼 공간의 분위기를 많이 바꾸는 게 조명이더라고요.

    이사를 하더라도 비교적 쉽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좋았어요.

    큰 가구는 새로운 집의 크기나 구조에 따라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지만 스탠드나 테이블 조명은 다른 공간에서도 다시 활용하기 쉬웠어요.

    그래서 신혼집 인테리어에 예산을 사용한다면 모든 소품을 한꺼번에 구입하기보다 오랫동안 좋아할 것 같은 조명을 하나씩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잘한 선택 3. 활용도 높은 작은 가구를 구입한 것

    몇 년 동안 특히 잘 사용하고 있는 건 의외로 큰 가구보다 작은 가구들이에요.

    아기 옷을 수납하기 위해 구입한 빈티지 서랍장, 약과 건전지 등을 보관하는 작은 서랍장처럼 용도를 바꾸면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들이 특히 만족스러웠어요.

    네스팅 테이블도 활용도가 높은 가구 중 하나였어요.

    처음에는 사이드테이블로 사용했지만 필요에 따라 화분 스탠드가 되기도 하고, 아이 책상이 되기도 하고, 지금은 재봉틀을 두는 테이블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생활환경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가구를 사지 않아도 된다는 게 큰 장점이었어요.

    신혼 가구를 고를 때는 지금 당장 어디에 놓을지만 생각하기보다 다른 공간에서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지까지 생각해보면 좋아요.

    아쉬운 선택 1. 마음에 들지 않는 가구를 한꺼번에 구입한 것

    가장 아쉬운 건 오히려 가구에 충분히 시간을 들이지 않았던 부분이에요.

    결혼할 때는 신혼집에 필요한 가구를 모두 채워놓고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디자인이 완전히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기능에 문제가 없고 가격이 적당하면 구입한 제품도 있었어요.

    몇 년이 지나니 그런 가구들이 가장 먼저 바꾸고 싶어지더라고요.

    대표적인 게 서재 책상과 책장이었어요.

    튼튼하고 제 역할은 충분히 하고 있지만 볼 때마다 마음에 드는 가구는 아니었어요.

    다시 신혼 가구를 산다면 한 번에 다 사지 않을 것 같아요

    지금 다시 신혼집을 꾸민다면 소파, 식탁, 책장, 서랍장 등을 처음부터 모두 채우지는 않을 것 같아요.

    생활에 꼭 필요한 가구부터 시작하고 나머지는 실제로 살아보면서 하나씩 구입할 것 같아요.

    특히 가격이 높은 가구일수록 유행이나 ‘신혼집 필수템’보다는 몇 년 뒤에도 계속 좋아할 디자인인지, 이사를 가도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인지를 더 중요하게 볼 것 같아요.

    아쉬운 선택 2. 할인 때문에 가전 브랜드를 모두 맞춘 것

    가전은 여러 제품을 한 브랜드로 묶어 구입하면 할인 폭이 커지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결혼할 때 이런 방식으로 가전을 구입했어요.

    원래 청소기는 다른 브랜드 제품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기존에 구입하던 가전과 함께 구매하면 추가 금액이 크지 않다는 설명을 듣고 같은 브랜드 제품으로 결정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사용해보니 저에게는 무게가 부담스러웠고 함께 받은 침구 청소용 구성품 중에는 몇 년이 지나도록 사용하지 않은 것도 있었어요.

    결국 싸게 추가했다는 것과 잘 샀다는 것은 다른 문제였어요.

    신혼가전 견적은 브랜드보다 제품별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기

    지금 다시 가전을 구입한다면 먼저 제품별로 제가 원하는 조건을 정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냉장고는 수납구조, 세탁기는 용량, 청소기는 무게처럼 가전마다 가장 중요한 조건을 먼저 정하는 거예요.

    그다음 원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제품이 어느 브랜드에 많은지 확인하고, 금액이 큰 가전을 중심으로 패키지 견적을 비교할 것 같아요.

    반대로 비교적 가격이 낮은 소형가전까지 할인 때문에 억지로 같은 브랜드로 맞추지는 않을 것 같고요.

    패키지 전체의 할인 금액만 보는 것보다 필요하지 않은 제품까지 추가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함께 계산해보는 게 중요했어요.

    아쉬운 선택 3. 방 하나를 고정형 드레스룸으로 만든 것

    결혼하면서 작은 방 하나를 드레스룸으로 만들었어요.

    처음으로 온전히 옷만 보관하는 공간이 생긴다는 게 좋아서 한샘 시스템을 설치했는데요.

    실제로 몇 년을 사용하고 이사까지 해보니 저희 생활 방식에는 조금 맞지 않았어요.

    우선 오픈된 수납이 많다 보니 먼지 관리가 필요했고, 무엇보다 방 하나의 용도가 사실상 드레스룸으로 고정된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생활하다 보면 방의 용도는 계속 달라질 수 있더라고요.

    서재가 필요해질 수도 있고, 아이 방이 필요해질 수도 있고, 취미 공간이 필요해질 수도 있으니까요.

    이사를 할 때마다 이전 설치와 새로운 공간에 맞춘 재설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경험하고 나서 알게 됐어요.

    이후에는 독립형 옷장으로 바꿨어요

    고정형 드레스룸을 사용한 뒤에는 이케아 슬라이딩 옷장을 들였는데 현재는 이 방식에 더 만족하고 있어요.

    저에게는 방 전체를 옷 수납에 사용하는 것보다 필요한 만큼 옷장을 두고 나머지 공간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 더 잘 맞았어요.

    물론 드레스룸 자체가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에요.

    옷이 많고 한 공간을 계속 드레스룸으로 사용할 계획이라면 오히려 편할 수 있어요.

    다만 신혼집처럼 앞으로 이사나 가족 구성, 방의 용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면 고정형 수납을 설치하기 전에 공간을 얼마나 오래 같은 용도로 사용할지 한번 생각해보는 걸 추천해요.

    4년 살아보고 달라진 혼수 고르는 기준

    결혼할 때는 ‘무엇을 사야 하지?’를 가장 많이 검색했어요.

    그런데 지금 다시 준비한다면 ‘무엇을 안 사도 될까?’를 먼저 생각할 것 같아요.

    혼수는 결혼할 때 한 번에 완성해야 하는 목록이 아니더라고요.

    저라면 지금은 다음 기준으로 결정할 것 같아요.

    1. 처음부터 세트로 사야 하는가?
      그릇이나 소형 생활용품은 필요한 것부터 시작해도 충분했어요.
    2. 할인 때문에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추가하고 있지는 않은가?
      가전 패키지는 최종 결제금액뿐 아니라 각 제품이 정말 필요한지도 따로 확인하는 게 좋아요.
    3. 이사해도 사용할 수 있는가?
      큰 가구나 고정형 수납일수록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4. 다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가?
      네스팅 테이블이나 작은 서랍장처럼 용도를 바꿀 수 있는 가구는 오래 사용하기 좋았어요.
    5. 지금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 오래 봐도 마음에 들 것 같은가?
      특히 가구는 조금 늦게 사더라도 정말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는 편이 저에게는 더 잘 맞았어요.

    다시 결혼 준비를 한다면

    다시 신혼집을 꾸민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채워놓으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과 가구부터 시작하고, 몇 달씩 살아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씩 더할 것 같아요.

    실제로 몇 년을 살아보니 생활 방식은 계속 달라졌어요.

    아이가 생기면서 가구의 용도가 바뀌기도 했고, 이사를 하면서 이전 집에 딱 맞았던 가구가 애매해지기도 했어요. 취미가 생기면서 예전에 사이드테이블로 사용하던 가구가 재봉틀 테이블이 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의 제 혼수 기준은 ‘신혼집을 완성하는 물건’보다 ‘생활이 달라져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고르는 것에 가까워요.

    결혼 준비 중이라면 혼수 리스트를 모두 채우는 것보다,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과 나중에 구입해도 되는 것을 한번 나눠보세요.

    몇 년 뒤 돌아봤을 때 잘 샀다고 생각하는 물건은 의외로 처음부터 완벽하게 맞춰 산 것보다, 생활하면서 천천히 골라온 것들이 더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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